김형준 사진전 새마을 창고 – LandShape

김형준

2017.9.5-2017.9.17

~2017.9.5-2017.9.17~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더욱 극명하게

“협동하는 농민, 자립, 과학하는 농민”

빛바랜 벽에 또렷하게 남겨진 문구다. 이제는 쓰이지 않는 문구처럼 그것이 큼직하게 적힌 자리 역시 빠른 시간에 낡은 것이 되어버렸다. 지어진지 미처 반세기가 지나기도 전, 옛 시대의 상징으로 남은 ‘새마을 창고’다.

농촌 사회의 현대화와 부흥을 위해 지어진 새마을 창고는 온 마을에서 생산된 수많은 곡식을 품었다 밖으로 내보냈다. 파란 슬레이트 지붕과 단단한 벽, 굳건한 철문은 쌀과 보리, 콩뿐만 아니라 농촌 마을까지도 오랫동안 지켜줄 것 같았다. 그러나 마을의 자랑스러웠던 공동창고는 이제 누구도 떠맡고 싶어하지 않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마을마다 쓰임을 다하고 덩그러니 남은 새마을 창고에 눈길을 준 것은 젊은 사진가 김형준이다. 그는 여러 마을을 다니며 반듯한 선과 면으로 새마을 창고를 사진에 담았다. 건물의 정면이나 측면 등 단면으로 표현된 새마을 창고의 모습은 고요하고 단조롭다.

그러나 고요하고 단조로운 사진들은 마치 시어처럼 깊은 의미를 함축한다. 김형준이 절제된 시선으로 포착한 건물의 낡은 외벽, 굳게 닫힌 철문, 바랜 페인트칠은 새마을 창고 전부를, 나아가 거기에 내포된 시간을 보여준다. 전체를 혹은 내부를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써 새마을 창고와 그곳에 새겨진 세월을 더욱 극명하게 들춰내는 것이다.

“풍경사진이란 그저 그 공간을 담아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가 합쳐진 복합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사진 속 단순한 형태는 여러 흔적들의 중첩이다. 새마을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이들의 시간이, 이후 쇠퇴하는 농촌 마을에 남아있던 이들의 시간이 모두 들어있다.

융성했던 시절의 노래는 남았지만 빠르게 시들어가는 시간은 기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형준이 찍은 새마을 창고는 내곡리, 동부리, 신당리, 초곡리 등 이름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마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마무리되지 못한 문제들이 남아있음을 증명한다.

농촌 사회의 부흥과 몰락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김형준의 <새마을 창고: LandShape>는 11월 14일부터 19일까지 류가헌에서 전시된다.

 

작가소개

김형준 金亨俊 Kim Hyungjun

hellohkim@gmail.com
Academy of Art University 사진학과 졸업
홍익대 일반대학원 메타디자인학부 사진전공 재학

수상경력
2010, 11 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s (Honorable Mention) – Fine Art
2011. 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s (3rd Place) – Architecture/ Interior
2014. PX3(Prix de la Photographie Paris) Awards (Second Prize) – Fine Art/ Abstract
2014. MIFA (Moscow foto awards) Awards (1st and 3rd Place) – Fine Art/ Landscape

전시경력
2011. Academy of Art University Spring Show, San Francisco
2011. 2011 IPA Best of Show, New York
2013, 14 ASTAAF 아시아 청년작가 미술축제, 문화역서울 284
2013, 14 2013,14 홍익대학교 Post-photo전, 홍익현대미술관, 서울
2014 ‘점핑 위드 러브’ 단체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2014 ‘감몽(酣夢) 그리고 나무’ 개인전, 서진아트스페이스, 서울
2014 ‘평창동의 빛’ 단체전, 가나아트센터 특별관, 서울
2014 ‘자문밖 이야기’ 단체전, 갤러리 아트유저, 서울

 

작업노트

새마을 창고: LandShape

미국의 사진 비평가 리처드 볼턴(Richard Bolton)은 그가 쓴 ‘의미의 경쟁’ 에서 풍경 사진은 공간의 조직 체계라는 차원에서 이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시간을 좇아 땅에 반영된 인간의 가치와 행동을 기록한 것” 이라고 해석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인간의 필요에 의해 변형이 일어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 하고 있기 때문에 사진의 역사상으로 볼 때도 수 없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기록적 의미의 풍경부터 아름다운 경관의 풍경, 도시화가 되어가는 풍경까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처럼 변모하는 풍경을 사진으로서 기록해왔다. 그 중 한국의 풍경 사진은 그 변화가 가장 도드라지게 클 것이다. 단기간에 공간의 시각적인 변화가 다양하게 일어났다. 이는 4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경제 발전이 이루어져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많은 변화가 단시간 동안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적 풍경 사진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1970년대 농촌의 ‘새마을 창고’를 통해 농촌 사회의 부흥과 몰락에 대하여 한국적 풍경 사진을 접목하여 표현하고자 했다. 40년 전 산업화로 인해 지어진 농촌의 공동 창고는 한국의 경제 발전의 일환으로 시작된 새마을 운동 중 하나인 한국 고유의 농촌통합개발로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농촌은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동안 현대화를 이끌어내는 성취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후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인원이 많아지고, 농업이 쇠퇴하는 시대의 변형으로 인해 그 목적성을 잃어버린 채 방치되고 있다. 필요로 의해 지어지고, 뚜렷한 대책 없이 방치되기까지 40년이라는 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앞 서 말했듯 한국은 짧은 시간 놀라운 성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명암이 있다는 것을 ‘새마을 창고’가 대변 하는 듯 했다.
필자는 이 부분을 사진으로 표현하기 위해 ‘새마을 창고’의 노후화된 건물의 외벽과 굳게 닫힌 철문의 빛 바랜 페인트 색을 맑은 날 촬영해 파란 하늘과 함께 담아냈다. 또 텅 빈 공간을 촬영했지만 인적을 느낄 수 있는 흔적은 남겨두었다. 이런 이질적인 요소들이 하나로 묶이면서 전통적인 풍경 사진과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조형적이고, 독특한 색감의 사진을 촬영했다.
1970년대 미국 서부에서 시작한 뉴 토포그래픽스(New Topographics)와 인간에 의해서 훼손되고 변형된 풍경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기록했다는 점은 공통되지만 한국적인 문화가 더해지며 그 차이점이 확연히 들어난다. 그 점이 필자가 의도한 한국적인 풍경 사진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필자는 풍경 사진이란 그저 그 공간을 담아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가 합쳐진 복합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시작 이미지

#2 김형준. 동부리. 2017. 80*100cm. Archival Pigment Print.

#3 김형준. 신당리. 2017. 80*100cm. Archival Pigment Print.

#4 김형준. 신흥리. 2017. 80*100cm. Archival Pigment Print.

#5 김형준. 초곡리. 2017. 80*100cm. Archival Pigment 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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