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욱 사진전 -Home, Bittersweet Home

양승욱

10.16-10.28

~양승욱 10.16-10.28~

영원한 것은 없다. 그리하여, 이별과 작별하기

사진 속에 없는 사람. 사진가 양승욱은 자신을 그렇게 표현했다. 조부모가 세상과 멀어지는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늘 몇 발자국 떨어져있어야만 했던 스스로를.

양승욱의 <Home, Bittersweet Home>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조부모의 삶을 담은 사진 시리즈이다. 그는 조모가 치매로 요양원에 들어가게 된 때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그것은 조모의 죽음을 거쳐, 같은 병으로 조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5년 여가 넘는 시간을 80여장의 사진으로 압축한 <Home, Bittersweet Home> 속에는 병으로 점점 몸이 쇠해가는 조부모의 일상이, 일평생의 마지막 시간들이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흑백결혼사진이 담긴 액자들과 병원의 물품 같은 사물들이 정지해있듯이, 어린아이처럼 장난감에 마음을 빼앗겨 웃거나 생일케이크 앞에서 촛불을 힘차게 불어 끄는 순간들이 정지된 채 담겨있다.

“나는 이 일을 반드시 기억하고 싶지도, 잊고 싶지도 않다. 다만 기억의 방법과 방향이 다양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 가족의 고된 시간을 감동적으로 기록해두고 싶지도 않다. 나는 어쩌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일단 카메라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양승욱이 이전에 보여주었던 사진 시리즈 <Vice Versa>는 ‘데자뷰(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디선가 보거나 경험했던 것들)’적인 이미지들의 수집과 분류를 통해 얻어진 것들이었고, 또 다른 사진 시리즈인 <Second Memories>는 어떤 경험에 대해 사실이라 믿고 있는 것이 지극히 주관적이며 때론 허구적이라는 것을 드러내 보여주는 작업이었다.

그러한 일련의 사진 작업들을 들여다보면, 그는 기억을 믿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스스로는 ‘기억하고 싶지도 잊고 싶지도 기록해두고 싶지도 않았다’지만, 기억을 믿지 못하는 사진가가 가족의 죽음이라는 소멸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카메라를 든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마음을 굳게 먹고 시작한 일이었음에도 작가는 수년 동안 사진을 다시 열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제, 기억보다 선명한 그 기록들을 한 권의 사진집으로 묶었다. 마치 기억을 봉인하듯이.

양승욱 사진전 <Home, Bittersweet Home>은 류가헌의 38번째 사진책지원전시로, 10월 16일부터 전시 1관에서 열린다. 소제창작촌(2016, 대전), 창작문화공간 여인숙(2017, 군산) 등의 레지던시 작가로 작업에 열중해온 젊은 사진가 양승욱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01 양승욱 <Home, Bittersweet Home>

#02 양승욱 <Home, Bittersweet Home>

#03 양승욱 <Nothing Last Forever>

#05 양승욱 <Nothing Last Forever>

 

 

작가소개

양승욱

개인전

2018 “Glass Closet”, 공;간극, 서울

2017 “입주작가 결과보고 프로그램 – #GUNSAN”, 창작문화공간여인숙, 군산

2017 “Toy Room”, 대안공간 눈 – 자기만의 방, 수원

2014 “Rendezvous”, Gallery NUDA, 대전

단체전

2017 “The Bedroom”, Holland Tunnel Gallery, Brooklyn, NY, USA

2017 “끝난 전시 다시 보기 : A/S(After Show)”,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16 “THE SCRAP”, 서울

2016 “공가무인”, 소호헌, 대전

2015 “디지털 아르텍스모다 2015”, 경북대학교미술관, 대구

2013 “Rephotography”, 복합문화공간 NEMO, 서울

2012 “예술장돌뱅이 ANT 결과보고전”,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안양

2010 “선심초심”, 갤러리 보다, 서울

레지던시

2017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군산

2016 소제창작촌, 대전

 

작업노트

Home, Bittersweet Home

내가 태어날 당시 우리집은 상당히 가부장적이었다. 비록 경제활동은 부모님이 하고 있었지만, 가족 문제의 최종 결정권은 조부모님에게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아버지는 정년퇴임을 하셨고, 치매에 걸려 나날이 사리판단이 흐려지고 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본격적으로 돌보기 시작하셨다. 서로 다른 이유로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각각 요양원과 집에서 그들의 자식들과 손자들의 걱정거리가 되어 갔다.

치매가 아무리 심해져도 자녀와 배우자는 알아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근거 없는 바람일 뿐이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점차 못 알아봤고, 할아버지는 당신이 그리워하는 사람이 아내인지 어머니인지 스스로 혼란스러워하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내심 기대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같은 날 돌아가시면서 드라마틱하게 생애를 마감하고, 우린 두고두고 그에 대해 얘기할 수 있기를 바랬다.

할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던 날, 나는 95세 된 할아버지한테 두들겨 맞았다. 그로부터 4년 뒤 부모님의 결혼기념일날 요양원에서 요양사가 떠주는 죽이 기도로 잘못 넘어가 할머니는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고, 할아버지는 그로부터 1여년 후 운명을 달리하셨다. 방전된 배터리처럼 모든 에너지가 서서히 빠져나가듯이 100세를 넘긴 치매 걸린 할아버지는 우리가 함께 살던 집에서 누워 돌아가셨다.

나는 이 일을 반드시 기억하고 싶지도, 잊고 싶지도 않다. 오히려 기억의 방법과 방향이 다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의 고된 시간을 감동적으로 기록해두고 싶지도 않다. 나는 어쩌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일단 카메라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작업을 하기 위해서, 전시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끔은 힘든 상황에 거리를 두는 핑계로, 너무 소극적이지는 않게 가족 관계에 참여하는 수단으로, 혹은 어떤 순간은 정말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왜 카메라를 계속 들었는지를 분명하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에 내가 그 순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었을지 더 막막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더 마음을 먹었다면 카메라를 누군가의 얼굴에 더 가까이 들이대면서 시선은 더 멀리 둘 수도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했을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이 그 대답을 대신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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