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승우 기획전 -사진은 투명한가

채승우

2017.9.05-2017.9.17

~2017.9.05-2017.9.17~

2014년 1회를 시작으로 ‘포토필름 스크리닝’, ‘뮤직 카니발’, ‘골목 전시’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사진과 대중 사이의 유연한 만남을 이끌고, 다른 장르와 교류할 수 있는 접점을 넓혀 온 ‘서울루나포토 페스티벌’. 2017년에도 어김없이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전시와 행사를 이어간다. 특히 올해는 렉쳐+토크 플랫폼인 ‘chat’을 도입하여, 페스티벌 기간 중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가 발화되고 텍스트가 짜일 수 있는 장을 만든다.

사진위주 류가헌은 성남훈 <불완한 직선>, 이재갑 <그림자가 일어섰다> 등 매년 서울루나포토 페스티벌의 주제에 맞는 전시와 아티스트 토크를 이어왔다. 올해는 ‘사진의 투명성’이라는 주제로 사진가 채승우가 기획한 전시와 12회의 chat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채승우는 ‘사진은 투명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시작으로 현재와 앞으로의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를 위해 사진가, 사진이론가, 디자이너 등 사진과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연사들이 초청되었다.

박상우 사진이론가는 사진의 불투명성 문제에 대한 이론적 접근을 한다. 송수정 사진기획자는 최근 사진책을 중심으로, 사진의 거짓 투명성 체계가 깨지는 것을 이야기한다. 강홍구, 노순택, 양철모 등 사진가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사진은 투명하다’라는 가설이 반증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대안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또한 박경근 영화감독과 정민아 영화이론가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불투명성의 문제가 어떻게 극복되어 왔는가를 다루며, 권준호 디자이너는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관계하는 디자인 그룹 ‘일상의 실천’을 대표하여 불투명한 사진을 어떻게 다뤄왔는지를 이야기한다.

2017년 서울루나포토페스티벌은 ‘말’과 ‘글’에 중심을 두는 페스티벌인 만큼, 전시 역시 이들 연사들이 자신의 말을 풀어나가기 위해 준비한 ‘단서’로 꾸려진다. 단서에는 작가의 사진작품뿐만 아니라, 작업을 위해 수집된 자료나 제작과정의 산물 등도 포함된다. chat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관람객이라도 단서들로 구성된 전시를 통해 함께 고민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채승우 기획전 <사진은 투명한가 – 질문의 귀환>은 서울루나포토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9월 5일부터 9월 17일까지 류가헌 전시 2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chat 프로그램은 전시 기간 중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저녁 7시, 토요일과 일요일은 2시 반과 5시에 참여할 수 있다. 기획자 채승우는 달밤, 사진을 주제로 한 흥미로운 수다로 전시장이 가득 채워지기를 바란다.

 

기획가, 참여연사 소개

■ 기획

채승우
사진가. 신문사에서 사진기자로 오랫동안 일하다 그만 두었다. 여전히 사진이 궁금하여 혼자서 책 읽고 공부하고 있다. 요즘 뭐하냐고 사람들이 물으면,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답은 애기 키우느라 힘들다는 한탄이다. 애기 키우기 전에는 ‘깃발소리’, ‘경제연감’, ‘신반차도’, ‘농업박물관’등의 사진작업을 했다.

■ 참여 연사

강홍구
강홍구는 사진과 드로잉, 그림등을 매체로 작업하는 미술가이다. 디지털 사진을 사용해 한국의 현실을 구경, 관찰하고 그 기이한 평범함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무의식을 이미지화 하려 시도하고 있다. 물론 이미지가 무력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도 …..

권준호
그래픽디자이너.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또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래픽디자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평면 작업에만 머무르지 않는 다양한 디자인의 방법론을 탐구하고 있다. 2013년 부터 김경철, 김어진과 함께 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 실천을 운영하고 있다.

노기훈
1985년 1월1일 구미에서 태어났다. 5살 때 아버지가 방에 던진 주황색 책 <광주학살의 진상>을 보며 시체에 몸을 떨었고, 아버지는 7살 때 죽어 죽음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20대 중반에 518과 관련된 영상작업을 만들었고, 틈틈이 구미에 관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서른이 되던 2013년 처음 외국에 나가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로 주관의 보고서를 완성하였다. 2016년 설날 전날, 1호선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점집에서는 “재물복이 없으며 단명한다”는 것을 무료로 일러주었다. 현재는 구미에서 사진을 찍는다.

노순택
길바닥에서 사진을 배웠다. 배우긴 했는데, 허투루 배운 탓에 아는 게 없다. 공부를 해야겠다 마음먹지만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몰라 헤맨다. 학동시절부터 북한괴뢰집단에 대한 얘기를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터라 그들이 대체 누구인지 호기심을 품어왔다.
나이를 먹고 보니, 틈만 나면 북한괴뢰집단을 잡아먹으려드는 우리는 대체 누구인지 호기심을 하나 더 품게 됐다. 분단체제가 파생시킨 작동과 오작동의 풍경을 수집하고 있다. 사진기로도 줍고 손으로도 주워왔는데, 내가 주워 온 것이 무엇인지 몰라 한참을 생각한다. <분단의 향기> <얄읏한 공> <붉은 틀> <좋은 살인> <비상국가> <망각기계> 등의 국내외 개인전을 열었고, 같은 이름의 사진집을 펴냈다.

박경근
박경근은 시각예술가이다. 그의 영화와 비디오 설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MoMA), 타이페이 비엔날레, 샤르자 비엔날레, 부산국제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등 세계유수의 영화제, 미술기관에서 상영, 전시되었다.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이기도 하다.

박상우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립고등사회과학원(EHESS)에서 사진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0 서울사진축제> 큐레이터를 역임 했으며, <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사진>전(2016)을 기획했다. <2012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_사진의 과학>에 초청작가로 참여해 사진과 영상 작품을 전시했다. 올해 2월에는 개인전 <뉴 모노크롬: 회화에서 사진으로>를 개최했다. 현재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종식
한겨레에서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 단독취재로 한국기자상, 한국보도사진상, 삼성언론상을 수상했다.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송수정
출판부터 전시기획까지 이미지와 관련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왔다. 세계보도사진상 심사위원, 세네갈 다카비엔날레 큐레이터, 서울루나포토 공동 대표 등을 거쳐 현재는 국립현대미술관 연구기획출판팀장으로 있다.

양철모
‘이주’라는 상황이 만들어낸 여러 흔적과 과정, 경로, 결과, 기억들에 대해 탐구해온 팀이다. 현재는 식물의 이동과 진화, 식민의 흔적과 더불어 이주 주변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않은 상황과 맥락에 대해 사진과 영상, 만화를 통해 작업하고 있다.

정민아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영화평론가. 한국영화학회 편집이사, 서울시 독립영화 공공상영회 자문위원, EBS-TV 영화프로그램 자문위원, 여성인권영화제 자문위원, 영화전문 사이트 「익스트림무비」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신문과 잡지에 영화평을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EBS국제다큐영화제 프로그래머를 역임했으며, 여러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공저로 『해방과 전쟁 사이의 한국영화』,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오늘』, 『순애보의 뫼비우스 장진영』 등이 있으며, 역서로 『필름 크래프트: 프로덕션디자인』, 『시각문화의 매트릭스』 등이 있다.

채승우

홍진훤
인간이 의도치 않게 만들어버린 빗나간 풍경들을 응시하고 카메라로 수집하는 일을 주로 한다. 창신동에서 <지금여기>라는 공간을 공동 운영했고 이런 저런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일정

날짜
시간
연사
제목
2017년 9월 6일(수)
7:00pm
채승우
사진의 거짓 투명함에 대하여
2017년 9월 7일(목)
7:00pm
권준호
디자이너의 사진
2017년 9월 8일(금)
7:00pm
송수정
서사의 위가, 다큐멘터리의 모색
2017년 9월 9일(토)
2:30pm
양철모
힘빠진 사진에 관하여 (부제: 재현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사진 재현)
2017년 9월 9일(토)
5:00pm
노순택
설명과 해명과 변명 – 채승우와 모순택 일문이답
2017년 9월 10일(일)
2:30pm
홍진훤
이곳과 저곳, 이만큼 혹은 저만큼
2017년 9월 10일(일)
5:00pm
노기훈
무엇인가 어디를 가서 사진을 찍는 일의 가볍고 무거움
2017년 9월 13일(수)
7:00pm
정민아
현장과 연출 사이: 다큐멘터리의 장르화와 픽션화, 그리고 페이크
2017년 9월 14일(목)
7:00pm
박경근
영화 ‘철의 꿈’ 감독 박경근의 다큐멘터리 이야기
2017년 9월 15일(금)
7:00pm
박종식
나의 보도사진 탐구기
2017년 9월 16일(토)
2:30pm
박상우
사진의 투명성, 불투명성
2017년 9월 16일(토)
5:00pm
강홍구
끝 없이 불투명에 가까운 사진

 

기획의 글

‘사진은 투명한가?’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의 사진을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해 이야기할 적절한 질문은 무엇일까? 사진이 다시 대상을 포착하려하고, 보는 이와 대화를 다시 시도하려 할 때 필요한 질문은 무엇일까? 이번 서울루나포토페스티벌은 류가헌에서의 대화 주제로 ‘사진은 투명한가?’를 제안한다.

사진의 투명함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사진은 대상의 표면에 대한 기계적 복사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는 사진만의 고유하고 분명한 특징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진의 소통을, 의미의 전달을 보장하지 않는다. 투명함의 문제는 이 차이를 구분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진의 투명함이란 시각적인 닮음의 문제가 아니라, 의미의 전달 혹은 생성 문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실은, 새로운 질문이 아니다. 이미 오랫동안 여러 사진가들과 이론가들이 사진은 투명하지 않다고 말해왔다. 그 중 하나로 보도사진의 경험이 포함된다. 보도사진은 20세기 초반에 ‘사진은 투명하다.’라는 전제 위에서 만들어졌고 지금도 그 전제를 아슬아슬하게 붙잡고 있다. 사진의 투명성이 잘못된 전제라면 사진기자들은 어떤 오류를 경험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수많은 오류가 경험되었다. 사진이 투명하지 않음을 가정하고 보았을 때, 사진을 둘러싼 여러가지 것들이 비로소 설명된다.
다시 말해, ‘사진이 투명하다’는 가설은 쉽게 반증된다. 하지만, 질문을 정확히 던지지 않으면, 예를 들어, ‘사진가의 재주가 문제인가?’ 혹은 ‘사진가의 윤리의식이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반복하면 답은 비껴가기만 한다. 그래 왔다.

투명하지 않은데도 투명한 무엇으로 쉽게 다루어지는 일은 문제일 수 있다. 수잔 손탁은 책 ‘사진에 관하여’에서 “사진은, 카메라가 기록해놓은 데로 그것을 받아들이면 세상을 알 수 있다고 암시한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을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는 ‘이해’와는 정반대의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거짓 투명성의 체계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결국 ‘사진은 투명한가?’라는 문장은 수정되어야한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사진이 투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사진을 소통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사진의 움직임이 다시 대상에 관심을 갖고 독자에게 말을 걸려하기 때문이다. 혹은,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라고 말하는 것은, 한동안 사진을 대상과 무관한 어떤 것이라고 생각해 왔거나, 소통에 기대를 줄여온 어떤 흐름에 대한 것이다.)

이 문제는 사진을 만드는 사람들의 것만이 아니다. 사진을 보는 사람들도 중요하다. 독자들 역시 사진의 의미의 생성에 관여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조선일보 1면에 우병우 전 청와대수석의 검찰조사 장면이 실렸을 때, 독자들은 이 사진이 뭔가를 들춰내 보여준다고 열광했다. 하지만, 실제 그 사진의 내용은 아주 빈약하다. 그런 사진에 사람들이 열광했던 이유는, 사진 안이 아니라 사진 바깥에 무언가 (촛불정국의 기대감 같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는 분명히 독자의 자리가 포함된다. 독자에게 소통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까? 아니면, 적어도 독자로 하여금 ‘적극적 읽기’를 유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독자를 이야기의 자리에 초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의 의미 발생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사진의 의미는 대상에서만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독자에게서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변증법적인 과정– 말 그대로 대화의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그 안에서 사진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투명성에 대한 질문이 (질문만이) 이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를 위해서 2명의 이론가와 7명의 사진가, 1명의 디자이너와 2명의 영화 작업자가 모였다. 이번 서울루나포토페스티벌의 ‘쳇’ 프로그램이 사진에 대한 즐거운 이야기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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