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각예술 인쇄의 오늘과 내일 – 유화傳

4.24-5.06

~4.24-5.06~

우리나라 시각예술 인쇄의 변곡점, 유화를 만나다

책에 인쇄할 그림의 원화를 보기 위해, 직접 그 그림이 있는 해외의 미술관을 찾아간 ‘인쇄업자’가 있을까? 해외엔 있는지 몰라도 국내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과 <크뢸러 뮐러 미술관>, 프랑스의 <오르쉐미술관> 등 고흐의 원화 그림이 있는 해외 유명 미술관들을 직접 찾아다녔다는 것이다. 이름 또한 본명인지 의심스럽게도 ‘유화’라고 했다.

유화가 본 미술책 속의 그림들은 원작의 느낌과 너무 달랐다. ‘고흐’의 ‘해바라기’를 감상하기 보다는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라는 그림의 정보를 얻는데 그치는 수준이었다. 자신이 어릴 때나 성인이 된 지금에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책은 걸어 다니는 전시장’이라는데, 왜 그런 ‘원화 같은 그림’이 담긴 미술책이 세상에 나오지 않는 걸까. 책은 반드시 인쇄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인쇄에는 종이와 잉크, 출력, 인쇄방식 등 정해진 조건이 있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그 조건들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물아홉 살에 고급인쇄를 전문으로 하던 인쇄회사를 그만 두었다. 생업으로 하는 인쇄 일과 나란히 ‘미술책’ 인쇄를 연구하고 실험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비싼 인쇄기를 살 형편이 안 되어서, 하루 8시간 씩 임대해 테스트를 했다. 종이와 잉크, 인쇄용 판까지 준비해야하니, 한 번 테스트를 할 때마다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됐다.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테스트를 멈추지는 않았다. 종이, 잉크, 분판, 출력, 인쇄원리를 처음부터 다시 공부했다. 그 각각의 특성이 서로에게 미치는 연관성에 대해 연구하고 실험하면서 인쇄기를 임대할 수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멀다 않고 다녔다.

5년 여가 지나자 드디어 ‘원화 같은 그림’이 인쇄용지로 그의 손에 들려졌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 성공은 무려 23가지의 컬러를 사용해 얻어진 것이었다. 컬러가 많이 사용될수록 인쇄단가가 올라가므로 컬러 수를 줄여야 했는데, 그림 재현보다 더 힘들었다. 애초에 ‘딸’ 같은 어린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미술책을 만들고자 한 일이었다. 책 가격이 비싸서는 안 되었다. 이후로 모든 연구와 테스트는 작업 공정을 최소화함으로써 제조원가를 낮추는데 맞춰졌다. 인쇄공정에서 일반적인 인쇄와 동일한 컬러만으로 원하는 품질을 내야 하는 것이다. 말로는 한 줄짜리 쉬운 문장이지만, 그것을 이루기까지 꼬박 10년의 세월이 더 걸렸다.

지난해, 15년 동안 테스트한 포트폴리오와 미술책 샘플을 들고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고향인 네덜란드로 향했다.
“이곳에는 전 세계로부터 수많은 미술책과 아트상품을 만든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이런 품질의 책도 이런 가격의 책도 본 적이 없다.”
유화의 미술책에 대한 반 고흐 미술관의 이야기다. 샘플을 실물로 만들어오라는 주문과 함께 네덜란드의 두 고흐 미술관으로부터 고흐 작품들의 원화 데이터를 받아서 돌아왔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요새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미술책 <갤러리북, 반 고흐>다. 일일이 원작들을 보면서, 기존 미술책에서 실린 작품들과의 차이를 비교하며 인쇄로 재현한 23점의 고흐 그림이 정말이지 ‘그림처럼’ 수록되어 있다.

이제 그가 ‘고흐’ 미술책을 만들어낸 노하우와 열정으로 사진집들을 인쇄하기 시작했다. 사진가 김홍희의 <선류> 김흥구의 <좀녜> 성남훈의 <연화지정> <패> 윤길중의 <큰 법당> 임채욱의 <백운산장> 그리고 <갤러리북, 반 고흐>를 직접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인쇄 장인’ 유화로부터, 우리나라 시각예술인쇄의 변곡점이 다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 전시, <유화傳>은 유화라는 한 인물을 통해 한국 시각예술 인쇄의 현재와 내일의 비전을 모색하는 기획전이다. [전시 1관] 갤러리북으로 되살아난 반 고흐에서는 갤러리북 속 그림과 책을 전시한다. [전시 2관] 유화가 만든 사진집에서는 30여 종의 사진집을 망라해 전시하고 각 사진집들 속 오리지널 사진들 일부를 함께 펼쳐 보인다. 전시를 중심으로 두 차례의 <사담寫淡을 나누다>가 열린다.

 

주요 행사

우리나라 시각예술 인쇄의 변곡점을 다시 찍은 사람, 유화. ‘망상’이라고 백안시당했던 그의 꿈이 ‘실상’이 되기까지 15년 세월의 이야기, 함께 협업한 사진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진집 만들기 과정을 듣는다.

사담寫淡을 나누다 2, 3은 참가비 10,000원이며, 덴고의 커피 당일 쿠폰(아메리카노+스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장에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유화 이야기

“인쇄용지는 한 장에 50원도 안한다. 인화지(피그먼트)는 한 장에 3천원이다. 50원짜리 용지에 3천원 짜리의 효과를 내려니, 당연히 어렵다.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차이를 극복하려는 것이 인쇄다. 또한 그래서 흥미롭다.”

“성남훈 선생의 칼라는 완전히 새롭다. 색이 무겁게 가라앉으면서 살아 올라와야 한다. 범용인쇄잉크로는 그 미묘함의 표현이 안 된다. 이 사진 속의 모든 칼라를 하나하나 심도 있게 실험해보고 싶다. 아직 만족할 만한 색을 못 얻었다.”
– 2017. 9. 13 <연화지정>을 인쇄하며

<갤러리북>의 판매가인 28,000원이라는 가격은 생산원가 대비를 통해 맞춘 게 아니다.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소비를 고민하는 금액이 3만원이 기준이라는 통계를 보고, 이미 3~4년 전에 28,000원 판매가라는 목표를 정해놓았다. 그리고 그 목표한 판매금액에 맞추기 위해 생산 공정을 단순화함으로써 제조 원가를 맞춘 책이다. 높은 수익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명화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책이 <갤러리북>이다.

언젠가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인쇄소와 제본소를 운영하겠다고 하니 누군가 그랬다. 돈을 벌기 위해 인쇄소를 하고 제본소를 하는 사람은 많아도,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인쇄소를 하고 제본소를 하겠다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어쩌면 책을 만드는 제작 현실을 대변하는 말이라 서글프다.

인쇄를 하는 많은 분들이 자기들이 최고라고 말한다. 하지만 데이터는 모른다. 잉크도 모른다. 출력도 잘 모른다. 작품은 더더욱 모른다. 유화컴퍼니는 난해한 작품일수록 작가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더 많은 질문을 한다. 인쇄는 기술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블랙잉크의 종류는 몇 가지가 있을까? 잉크 제조사별, 잉크 특성별, 건조성, 짙은 블랙의 정도 등에 따라 분류된 블랙잉크만 최소 50종이 넘는다. 생산일자에 따라 그 차이를 측정하고 분류한다면 정말 끝도 없을 것이다. 그럼 우리가 일반 인쇄소에 의뢰해서 사진집을 만들면 사진에 따라 블랙잉크를 바꾸어줄까? 슬픈 현실이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블랙잉크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 기장님도 극히 일부다.

딸을 낳으니까, 아이 손을 잡고 세계 유명 미술관들을 다니며 그곳의 그림들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꿈이었다. 그렇다면 그 그림들이 담긴 멋진 미술책을 만들어서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아빠는 인쇄를 하는 사람이니까.

 

유화 瑜和 U-HWA

2002년 11월 애니아트 설립
그림 인쇄를 위한 인쇄 테스트 및 연구
2003년 12월 고단샤 《오 나의 여신님》 포스터 싱가폴 프린팅 어워드, 아트프린팅 부문 금상
2004년 05월 이탈리아 COMICON 아트포스터 초청 전시
2005년~2006년 엔씨소프트 리니지 아트포스터 제작
2007년 02월 애니아트 폐업
2008년 02월 유화컴퍼니 설립
그림 인쇄를 위한 테스트 및 연구 재개
2008년 03월 서울비주얼웍스 그래픽노블 매거진 《APPLE》 작업 참여
2009년 09월 이탈리아 다니엘마겐 판타지 아트북 시리즈 제작, 서울비주얼웍스 출판
2010년 09월 흑백사진 인쇄를 위한 테스트 및 연구
2010년 12월 한미미술관 2012년 브레송 캘린더 제작 참여
2012년 04월 흑백사진 해외사례 인쇄 연구
2012년 07월 컬러5도를 이용한 사진집 제작, 라갤러리도록 《노래하는 호수》
2012년 10월 흑백사진 전용 잉크 개발
2012년 11월 흑백4도를 이용한 사진집 제작, 라갤러리도록 《남김없이 피고지고》
2012년~2018년 라갤러리 전시도록 시리즈 총 15권 제작 진행 중
2013년 07월 경기관광공사 《TWOLINE》 사진집 제작, 컬러5도
2013년~2014년 박노해《다른길》 사진집 및 에세이 제작
2014년~2015년 데이비드 알렌하비《제주해녀》 사진집 제작
2015년~2017년 해성그룹 한국제지 고급캘린더 제작
2015년~2016년 김홍희 《선류》 사진집 제작
2016년 09월 김흥구 《좀녜》 사진집 제작
2016년~2017년 사진집단 일우 사진집 시리즈 제작
2016년~2017년 김예슬, 김재현 《촛불혁명》 사진집 제작
2016년~2017년 임채욱 《백운산장》,《낙산》 사진집 제작
2017년~2018년 성남훈 《연화지정》,《패》 사진집 제작
2018년 03월 갤러리북 시리즈 01, 빈센트 반 고흐 출판

 

15년의 꿈, 포트폴리오
GRAVIART라고 쓴 포트폴리오

이 포트폴리오는 <갤러리북>이 나오기까지 ‘유화컴퍼니’가 15년 동안 실행한 실험과 연구와 고뇌가 담긴 포트폴리오입니다. 초창기 무려 23개의 컬러를 사용해 인쇄를 하고 그 컬러의 수를 12개 9개 8개로 점점 줄이면서 지금의 <갤러리북>을 출판할 수 있게 된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그림 같은 효과의 인쇄라면 이미 10년 전쯤에 완성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에 <갤러리북>을 만들었다면 한 권의 가격이 20만원은 훌쩍 넘는 가격으로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한 권에 20만 원짜리 책의 출판을 고민하던 그 즈음 작은 기사 한 줄을 보았습니다.
‘혁신은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그 진보된 기술을 누구나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혁신이다!’
애초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특히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책을 만들겠다고 시작한 일이었기에 그 작은 기사 한 줄이 저를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게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 제 모든 연구와 테스트는 작업 공정을 최소화하는데 맞춰지게 됩니다. 특히 인쇄공정에서 일반적인 인쇄와 동일한 컬러만으로 원하는 퀄리티가 나오게 만드는 연구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15년의 수많은 이야기를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이제 그 이야기를 열어보려 합니다.

[전시 1관] 갤러리북으로 되살아난 반 고흐
책에 인쇄될 그림의 원화를 보기 위해, 직접 그 그림이 있는 해외의 미술관을 찾아간 인쇄업자가 있을까? 해외엔 있는지 몰라도 국내에서는 처음 들었다. 유화는 반 고흐의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과 크뢸러 뮐러 미술관, 프랑의 오르쉐 미술관 등 고흐의 원화 그림이 있는 해외 유명 미술관들을 직접 찾아다녔다. 일일이 원작들을 보면서 인터넷이나 책에서 보아온 작품들과의 차이를 비교하며 그것을 인쇄로 다시 재현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미술관마다 다른 조명에서 오는 문제의 접점을 찾아 원작의 색을 그대로 재현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유화가 제작한 <갤러리북 반 고흐> 책에 수록된 23점의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은, 모두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결과물이다.

섹션 1. 책 속의 그림 전시
섹션 2. 갤러리북 제작 스토리
섹션 3. 갤러리북 대형포스터 액자
섹션 4. 갤러리북 판매 코너

[전시 2관] 유화가 만든 사진집
언제부턴가 사진집 인쇄 분야에 ‘유화컴퍼니’라는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이를테면 “인쇄는 정말 잘 하는데, 한번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었다. 해서, ‘컴퍼니’라는 이름처럼 거대한 인쇄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유화컴퍼니는 유화 대표 혼자 하는 일인기업이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인쇄기계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동가식서가숙’ 하듯이, 책이 될 인쇄거리를 들고 짬이 나는 인쇄소를 옮겨 다니는 것이다. 인쇄 한 장이 나오는데 0.2초의 시간이 걸린다. 한번 인쇄기계의 버튼을 누르면 순식간에 수천 장이 쏟아져 나온다. 인쇄용지 한 장에 여러 컷의 사진을 얹혀서 인쇄하는데, 그 가운데 한 컷만 원하는 느낌처럼 안 나와도 기계를 정지시킨다. 사진집 인쇄를 사진 인화하듯이 하는 것이다. 잉크도 기성 잉크를 쓰지 않고, 각 사진집의 성질에 맞게 직접 배합한다. 사진가별 잉크가 따로 있다. 인쇄라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이용해 수제처럼 책을 만든다.

섹션 1. 박노해-라갤러리 도록과 다른 길 사진집
섹션 2. 흑백사진 인쇄방법
섹션 3. Two Lines 사진집
섹션 4. 알렌하비-제주해녀, 김흥구-좀녜
섹션 5. 성남훈-연화지정, 패
섹션 6. 김예슬, 김재현-촛불혁명 사진집
섹션 7. 임채욱-백운산장, 낙산 (공간에 여유에 맞춰서 결정)
섹션 8. 김홍희-선류
섹션 9. 일우 사진집 (10권 참여 작가 8명)

그 외, 전시 사진집
1. 상상마당: 로베르두아노, 자크앙리
2. 류가헌갤러리: 윤길중 대법당
3. 서울비주얼웍스: 용의세계 1, 2 (판타지 그림)
4. 느린걸음 단행본: 노동의 새벽, 빈자의 미학 등 약 10종
5. 조세현: 천사들의 편지 (일반인쇄와 유화인쇄 비교 가능)
6. 본문용지 44종 인쇄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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