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내순 - 흐르는 집

한강. 우리말 ‘한가람’에서 이름이 유래됐듯이 서울을 동서로 가르며 흐르는 ‘큰 강’이다. 그런 한강에는 날이 밝든 흐리든, 아침이든 저녁이든 언제나 사람들이 있다. 아무도 없을 것 같은 날씨나 시간대에도 누군가는 꼭 그곳에 있다. 다만 한강의 사람들은 오래 머물지 않고 강물처럼 흐른다. 흐르는 강과 함께 흘러가는 삶의 순간들이 그곳에 있다.
한강 가의 아파트에 사는 사진가 송내순은, 오랫동안 그런 ‘한강’을 보아왔다. 저마다 다른 갈래로 흩어지는 사람들을 따라 작가의 눈길도 여기저기로 옮겨 다녔다. 처음에는 3인칭 관찰자 시점처럼 풍경을 바라보았으나, 작가는 점차 눈길로만 좇던 대상들을 발길로 좇기 시작했다. 사진 속에서 작가는 단 한번 그림자로 등장할 뿐이지만, 사진들은 모두 사진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녀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감정과 상황이, 그 숱한 한강의 여러 풍경들 속에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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